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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전쟁영화

(9.5점)전쟁영화추천 - 바르샤바 1944 (Warsaw 44, 2014)

이 영화 대한 개인적인 평점은 9.5점. 2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최신 영화 영화 "바르샤바 1944". 기존 2차세계대전 관련 영화들이 미국, 영국, 독일, 소련, 프랑스 등 대전을 주도적으로 벌였거나 참전했던 국가들의 입장이 반영된 영화라면 이번 "바르샤바 1944"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상황에서 맞이한 이 대란을 누구보다 피부로 겪었고 느낀 다른 제3국민들의 역사. 상황, 희생 등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는 2차세계대전이 종식되어가는 폴란드를 배경으로 바르샤바로 들이닥칠 소련군을 기다리며 자체적으로 봉기하고자 하는 폴란드 젊은이들의 희생과 사랑 그리고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음을 알려주는데 실상 극중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로맨스는 픽션에 가깝지 않을까 짐작되며 그보다는 영화를 관통하는 자유를 향한 젊은이들의 댓가없는 희생이라는 결과물들이 사실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이 영화에서 호쾌한 전투신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급강하 폭격기와 탱크전, 스나이퍼와 참호전 등 기존의 전쟁영화를 기대한다면 그런 분들에게는 비추이다. 다만 민족과 자유를 위해서라는 철모르는 객기와 단순히 사랑하는 이에게 잘보이기 위해 뛰어든 전쟁이란 호기심이 젊은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키고 어른으로 만드는지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년소녀에서 살기 위해 죽고 죽이는 어른의 극한 세계로 들어서는 과정이 그려진다. 

 

대부분의 전쟁영화에서 등장하는 참혹한 상황과 황폐해진 도시, 굶주림과 죽음에 대한 공포로 절규하는 사람들의 희망 잃은 눈빛 그리고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피어나는 애절한 로맨스는 이 영화에서도 아름답게 그려지고 다음 장면장면을 몰입시킨다. 2시간 분량이 넘는 장편이지만 지루할 틈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의 파도는 때로는 숨죽이게 만들고 때로는 웅장한 울림을 동반해 심쿵하게 만든다.

 

 

많은 전쟁 영화가 있지만 강대국들 사이에 속해 어쩔 수 없이 희생과 고통을 겪어야 했던 폴란드의 역사와 당시 상황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라는데서 큰 의미가 있고 유희적으로는 큰 스케일의 전쟁상황 속에서 피어난 애절한 로맨스와 절망적인 상황과는 상반된 영화 전체에 흐르는 흥겨운 탱고와 동유럽풍 세레나데와 같은 음악의 향연은 영상미 못지 않게 귀를 즐겁게 만든다. 

 

끝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영화가 아니라는데서 오는 다소간의 이질감은 존재하지만 쉽게 접하기 힘든 유럽 다른국가의 영화라는 희소성과 함께 어렵지 않은 주제의식으로 평의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작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리뷰를 하겠지만 러시아영화 "즈베즈다"의 느낌과 많이 닮은 구석이 있다. 구체적인 스토리와 등장인물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우려해 최대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여담으로 남자 잘못 만나 전쟁통에 엄청 고생하는 너무 아름다운 여주인공 알라(소피아 비츨라츠 분)와 훤칠하진 않지만 눈빛과 분위기만은 장교급 남자배우 요제프 파블로프스키의 매력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