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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전쟁영화

(8점)전쟁영화추천 - 브레스트 요새 (Brestskaya Krepost, 2010)

개인적인 평점은 8점. 전쟁영화답게 참혹하고 끔찍한 상황이 등장하고 그것에 더해진 약간의 로맨스와 가족,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과 희생 등의 이야기가 어울어져 감동과 슬픔을 전해준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지라 더 극적인 연출과 스토리를 입히지 못해 유희적인 면과 큰 스케일의 전투신을 기대할 수 없어 감상자에 따라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한 다소 밋밋한 결말과 엔딩 역시도 실망스러울 수 있는데 그것 역시도 역사에 기반한 사실 전달에 충실했다는 긍정적인 면으로 보자면 크게 아쉬운 결말은 아닌 것 같다. 자칫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음에도 지나치게 감독과 제작진의 사견이 들어가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리는 경우보다는 훨씬 나았던 결말이다.

 

 

 

영화는 1941년 6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히틀러의 독소 불가침조약을 어기고 소비에트연방 침공을 감행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곳에 평화롭던 한마을 브레스트에 들이닥친 독일군에 대항한 지역 시민과 방위군의 활약을 그린다. 주인공의 소년시점으로 시작하는 영화에서 소년은 형과 더불어 군악대 소속 어린 병사였는데 그는 이 모든 참혹한 상황을 몸소 겪고 목격하면서 훗날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이 끔찍한 전쟁의 참상을 후세의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연결자의 역할이기도 하다.   

 

전쟁이 발발하였지만 아무런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브래스트는 독일군의 침공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설상가상으로 중앙정부와의 연락도 두절된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는데 그런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의기를 투합한 지역 방위대는 부족한 식량과 무기라는 불리한 조건속에서도 끝까지 항전하며 붉은 군대의 정신을 보여준다. 흡사 한국영화 "포화속으로"가 연상되는 설정과 이야기같은데 역시나 그들도 결국에는 우수한 무기와 병력으로 무장한 독일군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비굴한 삶이냐 국가와 민족의 긍지를 위한 항전이냐를 두고 갈등하게 된다. 그리고 그속에 우리의 주인공 소년은 어리지만 우연찮게 맡게된 연락책으로써의 역할과 부상병들에게 전해줄 식량, 물의 보급을 위해 애쓰는 노력을 하는데...

 

 

 

전쟁영화의 묘미는 감상자들에 따라 제각각일 것이다. 총탄과 포화가 난무하는 호쾌한 전투씬. 사이렌을 울리며 급강하하는 스투카같은 전투기의 파괴적인 모습에 카타르시스적인 쾌감과 대리만족을 느낄 분들도 있을 것이고 그런 역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며 아픔과 감흥 그리고 깨달음을 얻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미든 감동이든 그것이 무엇이든지 사실을 바로 보고 그때의 기억을 배우며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가치관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극히 역사적 사실에 충실했던 영화 "브레스트요새"는 한편으로는 소련의 영웅적 선전영화로 보일 수도 있지만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그들 조상의 희생으로 물려준 조국이라는 큰 의미에서 더함도 부족함도 없이 딱 인정해줄 수 있는 영화정도로 보였다. 

 

한마을에 들이닥친 전쟁이라는 화염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고 그속에서 그들이 아버지로써 군인으로써 국가에 속한 국민으로써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귀감과 더불어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영화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