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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라운지

한국 애시드 재즈의 장을 연 클래지콰이 - Gentle Rain(영어버전), Futuristic Sentimental Scenery

한창 프리템포(Freetempo)와 애시드재즈(Acid jazz)에 빠져 있었던 2000년대 초중반, 한국에는 없었던 그런 뮤지션들에 대한 조금의 동경과 선망이 은연중에 있었다. 그리고 그 동경과 선망이 약간의 원망으로 바뀌어 '왜 한국에는 이런 뮤지션이 나오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만들기 시작했을때 즈음 접하게 된 뮤지션이 바로 이번 시간에 만나볼 클래지콰이(Clazziquai)였다.

 

당시 클래지콰이의 음악에 필이 꽂힌 이유라면 격한 리듬의 록과 천편일륜적인 댄스음악과는 달리 리드미컬하고 감미로웠으며 무엇보다 상당히 세련된 멜로디를 들려주었다는 것에 있었는데 DJ클래지가 선사하는 고급스런 사운드와 개성 강한 보컬들의 절묘한 하모니가 개인적으로는 흡사 한국의 맨하탄 트랜스퍼(Manhattan Transfer)를 연상시켜서 더없이 반가웠었다. 

 

 

 

한편 클래지콰이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아무래도 2005년 방영된 MBC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속 드라마OST 'She is'의 대히트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물론 그 전에도 음악 좀 듣는 리스너들에게는 상당히 유명한 그룹이었지만 이 드라마의 대히트는 클래지콰이를 단숨에 국내톱 혼성 보컬그룹으로 회자되도록 하였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흥을 떠나 이 그룹을 초창기부터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오히려 그들이 처음 선보였던 신선한 음악과 달리 기존 대중가요에 편승해가는 음악 색채에 다소간의 거부감이랄지 아니면 약간의 배신감마저도 들었을 것 같은데 그도 그럴것이 캐나다 이민자 출신으로 2001년 싱글들을 발표하여 국내보다 국외에서 이름을 먼저 알리기 시작한 DJ클래지의 재즈틱하고 보사노바느낌 가득한 음악과 달리 요즘 클래지콰이의 음악은 확실히 기존 Kpop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물론 Kpop다워졌다는 것이 특별히 지탄받을 사항도 칭찬받을 사항도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음악 색채가 획일적인 기존 음악과 많이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런지 개인적인 우려와 아쉬움이 든다.

 

한편 클래지콰이는 DJ클래지와 보컬 호란, 크리스티나 그리고 그의 남동생 알렉스로 구성된 프로젝트 혼성그룹이지만 인기 많은 알렉스와 호란의 방송활동이 대부분이라 다른 맴버의 주목도는 다소 아쉬운 점으로 남는데 특히나 지금의 클래지콰이를 있게 한 여성 맴버 크리스티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은 더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녀가 부른 'Nova Bossa' 'Futuristic' 'Cat bossa' 등이 '진짜 클래지콰이라는 그룹의 음악이다'라는 다소간의 개인적 고집이 있어서 인지도 모르지만..  

 

  


반면 이번 시간에 듣게 될 클래지콰이의 'Gentle Rain'은 그룹 클래지콰이를 있게한 그들의 초창기 히트곡이자 DJ클래지의 음악적 재능을 느끼게 해주는 명곡이다. 이 곡은 초창기 영어버전과 이후 국내 1집 발표당시 한국어로 녹음한 버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영어버전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특별한 이유랄 것은 없고 아마도 처음 접했을때 들었던 음악이 영어버전이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 오래전 기억이라 다소 모호하긴 하지만 2002년 즈음 이 곡을 처음 들었을때는 영어가사때문이기도 했지만 보사노바 느낌 가득한 멜로디때문에 클래지콰이가 한국인으로 구성된 그룹일거라 생각하지 못했었다. 


더욱이 90년대중반부터 애시드재즈 밴드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던 '자미로콰이(Jamiroquai)'와 비슷한 네임때문에 국외밴드일거라 넘겨짚었었는데 후일에 한국인 그룹이라는 것에서 'Gentle Rain'의 신선함에 이어 두번 놀라게 만들었었다.  

 

※ 클래지콰이 Clazziquai - Gentle Rain (English ver.)



※ 클래지콰이 Clazziquai - Futuristic 


이번 시간에는 그룹 클래지콰이에 대한 개인적 단상과 간략한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두서없이 이야기하였다. 많이 유명한 그룹이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곁에 있어온 뮤지션이라 특별히 새롭거나 신선한 내용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음악하면 최근 히트넘버로 기록되는 곡들만 팬들로부터 기억되는 것 같아 그들의 초창기 음악을 방문하시는 분들과 함께 듣고 싶어 이번 시간을 마련하였다. 


아무쪼록 방문하신 분들의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라고 다음 시간에는 한국 시부야케 대표주자 중 하나인 센티멘탈 시너리(Sentimental Scenery)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