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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스토리

★ 한국 러시아 평가전 하이라이트 20131115 ★ 기성용 대체자가 시급하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펼쳐진 2014브라질 월드컵 대비 러시아와의 평가전은 1-2의 경기결과만큼이나 경기력도 아쉬움을 남긴 한판이었다. 먼저 경기 초반 한국은 좋은 흐름으로 경기를 리드해갔다. 스위스전 승리로 선수들의 자신감은 돋보였고 월드컵 유럽예선 조1위를 차지한 러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 붙이며 한국의 페이스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리고 이날 유일하게 긍정적인 부분이었던 주도권을 잡았을때 골도 매듭짓는 모습은 그동안 대표팀의 득점이 후반에 몰렸던 것을 고려하면 분명 칭찬받을만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오래 기다렸던 선발 원톱의 골이던가.

 

기성용 대체자가 시급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부터 발생했다. 전반 6분경 김신욱선수의 이른 선제점이 들어간 이후 선수들은 다소 평정심을 잃은듯 했고 충분히 점유율을 늘려가며 완벽한 찬스를 만드는 지공을 택해야 했는데 만회골을 넣으려는 러시아 공격에 끌려가며 양팀은 일진일퇴의 경기양상을 보였다. 그리고 우려했던 공격이후 측면수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틈을 노린 러시아의 공격에 의해 동점골이 허용되었다. 

 

최근 대표팀 주전 골기퍼로써 의문부호를 달고 있던 정성룡선수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도 한몫했지만 이것은 공격이후 미쳐 수비라인을 정돈하지 못한 탓에 상대의 측면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1차적으로 차단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동점이후에는 50대50의 팽팽한 경기가 되었고 러시아의 집요한 측면공격에 맞서 한국은 손흥민의 돌파로 얻어낸 프리킥과 기성용선수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맞대응하며 전반을 1-1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불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의례 발생할 수 있는 경기중의 문제로 넘길 수 있는 사항이라고 볼때 중요한 문제는 후반들어 눈에 띄게 들어났다. 상대는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경기에 임했지만 전반의 오버페이스로 한국의 미들진은 지쳐보였고 한국팀의 장점인 압박이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3주동안 5일간격으로 4게임을 뛰었던 기성용과 이청용은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보였는데 그로인해 잦은 패스미스가 나오며 원활한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것을 눈치챈 홍명보감독은 각각 김보경과 고명진을 투입하며 반전을 꽤했지만 두 선수다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김보경은 최근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탓인지 다소 발이 무거워보였고 고명진은 다시 한번 들어난 국제대회 경험부족을 보여줬다. 특히 공격의 답답함에도 미들진과 수비진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패싱을 가져가던 것과 달리 기성용선수의 교체아웃과 함께 중원이 상대의 압박에 버티지 못하며 패스미스와 의미없는 백패스로 일관됐고 그탓에 또다시 전방으로 무의미한 롱볼축구가 경기종료때까지 지속되었다. 김신욱선수라도 있었으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지만 김신욱이 빠진 공격진에 롱볼을 받아줄 선수는 없었다.

 

※ 한국 러시아 전반 하이라이트

 

※ 한국 러시아 후반 하이라이트

 

 

수비에서는 또다시 후반 14분경 상대의 코너킥상황에서 선수교체의 어수선한 틈에 제대로 대인마크가 되질 않아 허용하였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감독의 교체 타이밍의 문제가 컸다. 보통 부상 혹은 교체로 경기가 중단된 이후 재기되는 프리킥 코너킥 상황에서 실점이 많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홍감독이 조금 더 노련했다면 코너킥 상황이 끝난 후 교체를 했어야 맞다고 본다.

 

하지만 한경기에 패했다고 비난하긴 이르다. 스위스평가전의 승리가 유럽팀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었다면 이번 러시아전 패배는 현재 대표팀이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를 가시적으로 보여주었다. 바로 기성용선수의 백업과 그의 파트너문제이다. 이것은 최강희감독시절부터 계속 지적되어온 문제인데 그동안 박종우 한국영 이명주 하대성 최근에는 장현수까지 국내외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거쳐갔지만 절반의 성과만 이뤄졌을뿐 확실한 기성용선수의 파트너로 낙점될만한 수준의 선수가 눈에 띄지 않았다. 그것에 더해 기성용선수의 부재시 그를 대체할 만한 자원도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비난도 많았지만 기성용선수의 유무가 대표팀 경기스타일과 그날의 경기력에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는 것은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될 확률이 높다. 전쟁터같은 중원에서 상대는 패스의 줄기인 기성용을 적극 압박할테고 그럼 한국은 원하는 경기를 해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구자철선수인데 사실 지금 폼이 떨어지고 다소 슬럼프인 구자철선수라면 이것 역시도 대안으로 보기 힘들다. 특히 그의 최적 포지션은 공미라는 것이 경기력으로 들어난 바 그가 임시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1차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그리고 그전에 구자철선수의 컨디션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단서까지 붙는다.

 

이 문제에 있어서 해결책은 간단하다. 기성용레벨의 선수를 찾아서 뽑으면 되고 기성용선수의 단점을 보완해줄 완벽한 파트너를 찾으면 된다. 하지만 앞으로 본선까지 몇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얼굴의 발탁은 자칫 대표팀 조직력을 해칠 수 있고 사실 기성용레벨 혹은 기성용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파트너가 과연 국내에 있을지도 의문이다. 과연 앞으로 홍명보감독은 이 문제에 있어서 뽀족한 대안이 있는지 어떤식으로 해결책을 강구할지 우려와 궁금증이 앞서는 이번 러시아 평가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