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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OST

★ 영화음악 - 그래비티OST Gravity 엔딩외 ★ Steven Price (듣기)

우주전쟁도 없고 외계인도 없다. 가장 현실적인 우주 재난이 있을뿐이다. 영화 『그래비티』가 딱 그러하다. 지난 주말 심야로 보고왔던 영화 그래비티. 예고편에서도 보여주는 장엄하고 큰 스케일의 영상과 완벽에 가까운 우주공간의 묘사가 인상적이었는데 대부분의 관람자들 역시도 그러했으리라고 본다.

 

영화의 스토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인공위성을 수리하기 위해 파견된 과학자들이 우주공간에서 작업중 파괴된 러시아인공위성의 파편에 뜻하지 않게 휘말리면서 통신이 두절되고 그들의 우주기지가 손상되어 결국엔 우주미아가 되어버린다. 한편 처음 주인공인 스톤박사(산드라블록)는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로 부족한 산소와 시시때때로 덮쳐오는 우주쓰레기에 맞서 탈출을 계획하지만 사랑하는 딸을 잃은 과거의 상처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자신과 맞닥뜨리면서 또 필살의 의지로 견뎌보려 하지만 점점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단념이 엄습하면서 생존을 포기하려 한다. 그녀에게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야할 명분을 없었고 상처를 안은채 평범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었던것.

 

 

하지만 과거의 상처속에서 헤쳐나와야하고 다시 사람들 틈에서 부딛히며 살아가야한다는 용기를 그녀에게 준 것은 오히려 우주라는 극히 외로운 공간 그리고 가장 힘든 재난의 상황이었고 그녀는 다시 지구로의 귀환을 위해 의지를 불태운다. 

 

영화는 시종일관 사건발생이후 스톤박사의 생존을 위한 우주에서의 모습과 상황을 보여준다. 특별히 엄청난 재난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평소 우리가 간과하는 산소결핍과 외로움 등 인간에게 있어 가장 근본적인 요소들로 주인공과 감상하는 관객들을 공포심으로 옥죄어온다. 이것은 단순히 위험천만한 재난과 액션 속에 놓인 주인공을 보며 피상적인 감정을 전달받던 것과는 달리 보편적 인류라는 공감대를 통해 주인공의 감정과 관객의 그것을 일체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영상속 완벽에 가까운 우주공간의 재현기술은 관객이 우주공간이라는 공간감을 체감하도록 더해주며 관객들 역시 주인공이 느끼는 우주와 그녀의 상황을 고스란히 전달시켜준다.

 

그래비티ost Gravity - Steven Price

 

그것은 영화 『그래비티』가 여타 다른 우주공상 영화들과 대비되는 점이다. 기존의 SF영화들이 큰스케일과 환상적인 체험에 초점을 두지만 그것이 묘사하는 우주는 어쩌면 100년후 1000년후에나 경험할 미래의 막연함이고 1%의 지식으로 99%유추해내는 것과 같은 우주허상일뿐이다.

 

영화 『그래비티』는 현재 2013년 인류의 기술이 바라보는 우주와 인류가 공유한 지식만큼의 우주 그리고 그 상황에 놓이게 될 인간의 모습이 어떠할지 딱 거기까지만 보여준다. 그래서 어쩌면 영화 『그래비티』는 SF영화라기 보다 우주라는 공간으로 이월시킨,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를 탐구해가는 서스펜스로 포커스를 맞추고 느껴야 하는 영화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