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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장면

★ 영화속명장면 - 4월이야기 四月物語, 2000 ★ 봄을 담은 영화

2월의 마지막날이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3월이 시작됱텐데 달력에 3월이 표시되기 시작하면 여전히 일상은 춥지만 마음만은 봄에 한발 바짝 다가선 느낌이 들고 일단 겨울이라고 말하는 것부터 어색해지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이렇게 봄도 겨울도 아닌 짧은 3월의 시간이 끝날즈음에는 한낮으로는 따뜻하고 형형색색 꽃들도 피어나는 등 완연한 4월의 봄이 오게 된다. 

 

이번 <영화속 명장면> 시간에 만나볼 영화 '4월이야기'는 아마도 완연한 4월의 봄 초입과 무르익어가는 봄을 묘사한 영화중 가장 멋진 영화가 아닐까 한다. 다만 한국영화가 아닌 일본영화라는데 100% 감상 그대로의 극찬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쉽다. 하지만 일본영화에 '4월이야기'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간다'가 있지 않던가. 유지태, 이영애가 주연했던 '봄날은간다' 역시도 봄 하면 떠오르는 명작 중 하나이다.

 

 

물론 영화 '4월이야기'가 스무살 여대생의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봄의 미학적인 측면을 감성적으로 그린데 반해 '봄날은간다'는 남자의 열렬한 사랑과 그 이후 남겨진 상처를 봄의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어내는 이야기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하지만 봄을 이야기하는 한일 양국의 영화로써 이보다 더 적합한 작품들은 없을 것 같다. 

 

 

다시 영화 '4월이야기'로 넘어와서 이 멋진 영화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자면 '4월이야기'는 영화 '러브레터'로 90년대 중반이후 젊은 감성세대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왔던 이와이슌지가 연출하였고 그와 함께 느끼는 봄의 매력을 절절히 연기한 일본 여배우 마츠다카코가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영화는 고등학교시절 우수한 성적의 학생이 아니었던 여고생이 고교시절 내내 짝사랑했던 한학년 위 선배를 다시 만나기 위해, 선배를 따라 힘든 명문대학에 입학하여 다시 재회하는 과정을 봄이라는 계절적 싱그러움과 맑은 이미지로 그려내어 더없이 센취한 감흥을 전해준다. 하지만 상업영화로써는 짧은 67분이라는 러닝타임과 대단한 스케일의 긴박한 서사구조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라서 감상자들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수는 있을 것 같다.

 

★ 영화 4월이야기 四月物語 2000 예고편

 

영화는 시종일관 빛과 사물의 정적인 조화와 온화한 색채로 젊은 청춘의 싱그러운 모습을 담아낸다.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올라탄 도쿄행기차, 훗카이도와 달리 따뜻한 봄바람과 아름답게 날리는 4월의 벚꽃들, 주말오후 햇살 가득한 시내와 교외의 잔디밭,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 그리고 시원한 봄비 등 영상미학의 거장답게 이와이슌지감독은 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완벽하고 다양한 아름다움을 이 영화에서 표현해내었는데 그것에 더해 담아낸 첫사랑이라니... 어찌 환호하지 않을 영화일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올봄을 더욱 따뜻하고 설레이게 할 영화로써 '4월이야기'만한 영화가 없을 것 같다. 특히 영화 초반이자 이번 시간에 첨부된 트레일러의 1분10초경 등장하는 벚꽃신은 봄이라는 계절이 줄 수 있는 가장 함축적인 색깔일 것이다. 글을 마치면서 이 멋진 명장면을 함께 감상하며 오는 봄의 따스함을 먼저 만나보시길 바라고 연인과의 봄영화 한편으로 '4월이야기'를 권해드리고 싶다.